
투르크메니스탄 여행
축제
3월 나우르즈 기간에 방문했다. 정부 주관 행사 위주로 진행되어 자유로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아슈하바트 시내에서 퍼레이드가 열렸는데 규모는 상당했다.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카펫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카펫 관련 행사도 인상적이었다. 5월에 열리는 카펫의 날이 있다고 현지인들이 설명했다. 전통 수공예 기술 수준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인들이 직접 카펫을 제작하는 과정을 시연했는데, 세밀한 작업이 요구되는 것 같았다.
독립기념일은 10월에 열린다고 했다. 군사 퍼레이드도 포함된다고 하는데, 외국인에게는 제약이 있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사진 촬영에 제약이 많아 기록을 남기기 어려웠다.
음식 체험
현지 음식은 양고기 중심이다. 플로프를 여러 번 먹었는데 기름진 편이지만 맛있었다. 우즈베키스탄과 비교하면 향신료 사용이 다른 것 같았다. 호텔 음식보다는 현지 가정에서 먹은 것이 더 맛있었다.
만트라는 큰 만두 같은 음식을 먹었다. 크기가 상당해서 3-4개만 먹어도 충분했다. 내부에 양고기와 양파가 들어있었고, 뜨거운 상태로 나와서 조심해서 먹어야 했다. 처음에는 화상을 입을 뻔했다.
쇼를 리는 양고기 국물 요리였다. 진한 맛이었는데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있었다. 추운 사막 기후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현지 빵과 함께 먹는데, 그 빵의 식감이 쫄깃했다.
녹차를 하루 종일 마시는 문화가 있다. 설탕을 많이 넣어 단맛이 강했다. 사막 기후에서는 수분 보충이 중요해서 차 문화가 발달한 것 같았다. 처음에는 단맛이 부담스러웠지만 나중에는 적응됐다.
관광지
다르바자 가스 크레이터를 봤다. 1971년부터 지속적으로 연소되고 있는 천연가스 구덩이다. 지름이 약 70미터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야간에 보면 시각적 효과가 크다. 실제로 지옥 같은 모습이라는 별명이 이해됐다.
메르브 고고학 유적지도 방문했다. 실크로드 시대의 중요한 도시였다고 가이드가 설명했다. 현재는 폐허 상태지만 술탄 산자르 묘소의 청색 돔이 인상적이었다. 가이드 설명 없이는 그냥 흙더미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슈하바트는 독특한 도시다. 건물들이 모두 흰색 대리석으로 지어져 있어서 하얀 도시라고 불린다. 낮에는 햇빛 반사가 심하고, 밤에는 조명으로 화려하게 장식된다. 하지만 인구 밀도가 낮아서 한산한 느낌이었다.
투어
2박 3일 사막 투어에 참여했다. 아슈하바트에서 출발해 4시간 정도 소요됐다. 중간에 휴게시설이 부족해서 불편했다. 특히 화장실 문제가 심각했다. 사막 한가운데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
유르트에서 하룻밤 숙박했다. 보온 효과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사막의 밤하늘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도시 불빛이 전혀 없어서 별이 매우 많이 보였다. 은하수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메르브 유적지는 당일 투어로 다녀왔다. 차로 5시간 거리였는데 가는 길이 단조로웠다. 전문 고고학자가 가이드를 했는데 설명이 매우 자세했다. 다소 지루한 면도 있었지만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아슈하바트 시내 관광은 반나절 코스였다. 주요 건물들을 둘러봤는데 규모가 모두 거대했다. 독립기념탑, 중립성 아치 등을 방문했다. 하지만 사진 촬영 금지 구역이 많아서 아쉬웠다.
총평
투르크메니스탄은 솔직히 가기 번거로운 나라다. 비자부터 시작해서 가이드 의무 동행까지 제약이 많다. 자유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답답할 수 있다. 음식도 양고기 위주라서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고. 그런데 지옥의 문 같은 건 정말 다른 곳에서는 못 본다. 50년 넘게 타고 있는 가스 구덩이라니 신기하긴 하다. 메르브 유적지도 나름 의미 있었고. 아슈하바트의 하얀 도시 풍경도 독특했다. 비용 대비로 보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다시 가고 싶냐고 하면 글쎄다.... 한 번 정도는 경험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나 남들 안 가본 곳 가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괜찮을 것 같다. 편한 여행 원하면 다른 곳 가기를 추천한다